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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칼럼

[열정칼럼][#2] 러닝, 그 아찔한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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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붐이 한창이다. 남녀노소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인 달리기는 최근 글로벌 스포츠웨어 회사들의 지원과 마케팅에 힘입어 거대하게 성장하고 있다.

나 또한 달리기 세계에 뛰어들어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 직장인으로서 야근도 많고 회식도 많아서 업무외의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달리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최근에는 크루형태로 발전하여 개인에서 단체로 더욱 확대되어 달리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참여하여 더욱 인기다. 달리기는 특별한 장비도, 의상도 필요 없다는 점에서 굉장히 편하다. 그리고 어떤 장소이든 어떤 시간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포트웨어 회사들이 너도나도 한계가 없는 달리기 분야에 뛰어드는데 활개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달리기의 매력에 빠지는 것을 넘어서서 중독 수준에 이르는 사람들이 많다.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인 것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해당 분야에 시간을 할애하면 할애할수록 그 분야에 더욱 많이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달리기는 보통 1시간 정도 소요되고, 씻고, 끝나고 간단히 먹는 시간까지 갖는다면 2시간 반은 족히 소요된다. 이 말은 직장인들에게는 하루의 여가 시간이 다 나가게 된다는 것이고, 대학생들에게는 그만큼 자기계발을 할 시간을 많이 빼앗긴다는 뜻이다.

물론, 앞에서 말했듯이 달리기는 건강에도, 정서적으로도 좋다. 하지만 이러한 달리기 선수가 되지 않는다면, 결국 달리기는 취미 중 하나일 뿐이다. 모든 취미가 재미로 즐길 때는 좋지만, 그것이 직업이 되거나 어떤 부담을 갖게 된다면 결코 재미를 느낄 수 없게 된다.

많은 대학생들이 이러한 달리기에 너무나도 몰두하고 있다. 장미빛 인생을 꿈꾸며 노력하며 살아가는 대학생들은 이제 없다. 그들은 오히려 더욱 현실적이고, 자신의 현 상황을 더욱 직시하며 살아간다. 먼 미래를 보기 보다는 하루하루 행복을 위해서 살아가는 그들이다. 그들에게서 달리기는 오늘의 행복이자, 즐거움이다. 함께 달리는 친구들과 즐겁게 소통하고, 그들과 때로는 경쟁하며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대학생들의 문화의 저면에는 글로벌 스포츠웨어 회사들의 마케팅이 구석구석 스며 들어 있다. 매년 이들이 주최하는 달리기 행사는 20여개가 넘고,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한계를 뛰어 넘으라고 말한다. 낮에도, 밤에도, 10km, 21km가 모자라서 이제는 100km 달리기도 나왔다. 이들의 끝은 어딜까.

3만원하던 참가비는 이제 5만원, 10만원이 넘어간다. 회사들의 옷을 덤으로 판매하면서 참가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이들의 노력은 정말 가찮다. 아르바이트하며 한끼 한끼 살아가는 대학생들에게는 SNS를 통해서 이러한 대회의 참여가 자신의 건강함을 과시하는 무대가 되었기에, 이 회사 들의 주된 돈벌이로 제 몫을 충분히 한다.

오죽 즐길 것이 없다면 달리기 문화에 빠지겠냐만은 그만큼 문화 활동 거리가 적은 한계도 있겠지만, 더이상 이렇게 빠져서는 안된다. 내가 왜 뛰고 있는지, 나는 이 크루에 왜 참여하고 있는지, 나는 왜 이 대회에 참여하는지 한 번 쯤은 곰곰히 물어봐야할 때이다.

참, 결국은 우리는 마케팅의 노예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본 칼럼은 특정 회사나 개인을 비판할 의도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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