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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도서

[열정남추천책][#29] 길냥이들의 이야기,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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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

종이우산 지음

 

병원에서 무료하게 보내고 있는 나에게 재호형이 병문안을 와서 책을 빌려주었다.

함꼐 일하고 있는 선배가 쓴 책이라며, 길고양이 사진들과 글귀가 있는 읽기 편한 책이라며 추천해준 책,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

 

표지부터 너무 귀엽다.

입에 검은 껌딱지가 있는 고양이 한마리가 도톰한 앞발을 들이밀고, 하얀 수염을 자랑한다.

검고 하얀 무늬가 균형적으로 있어서 귀여움을 더하는 이 길고양이와 다른 길고양이들의 이야기들이 기대가 되는 책 표지이다.

 

종이우산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이정훈 작가는 여섯 살 때부터 고양이와 함께 살며 수많은 고양이와 함께 만나온 애묘가다. 그는 길고양이들을 포착하여 사진을 찍고, 그들의 일생을 좇아가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대화를 할 수는 없지만, 어릴 적부터 고양이들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작가라 그런지 고양이의 미묘한 표정, 행동 하나까지도 파악해서 그들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능력을 갖춘 듯 하다.

 

특히나 이 책에서 종종 나오는 동국대 할매 반야 고양이와 그들의 새끼들의 이야기는 너무 사랑스럽다. 하나같이 다들 너무 귀엽다.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그들의 모습과 그들을 관찰한 작가의 섬세함과 고양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함께해서 따뜻한 느낌이 든다.

 

도둑고양이라니, 말도 안돼요.

그런 슬픈 이름으로 부르지 말아 주세요.

훔친 건 사람들의 마음뿐인걸요.

 

이 책을 보다보면 작가의 작은 카메라 속에 들어온 길고양이들의 모습들에 반하면서도,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다 찍은 작가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지나쳤던 길고양이들, 그들의 발자취, 그들의 먹이, 그들의 표정, 그들의 가족. 저자는 이들을 세심하게 관찰했고, 그들 속에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비록 길고양이들의 이야기들을 담았지만, 이 책에서는 고양이들의 인생에서 우리들의 인생도 엿볼 수 있다. 소심한 고양이, 대담한 고양이, 겁 많은 고양이, 못생긴 고양이, 귀여운 고양이, 다양한 고양이들.

 

그들의 모습과 이야기를 보며,

병석에 있는 내 마음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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