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을 하다가 알게된 미소양의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중구난방으로 답변한 것이라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홈쇼핑 업계를 아예 모르는 분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올려봅니다.
1. 홈쇼핑이 유통업인데~ 유통업과 관련된 경험을 입사전에 쌓으신적이있나요?
: 저는 원래 유통업보다는 '홍보'쪽 일을 하고 싶었어요. 홍보 직무로 입사를 했으나, MD 직무에 매력을 느껴서 신입사원 연수 중 최종적으로 선택했죠. 그 중에서도 당시 가전팀으로 들어왔어요. 가전팀은 휴대폰파트 / 대형가전파트 / 렌탈파트 / PC&MM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는 대형가전파트로 가게 됐어요. 유통업과 관련된 경험을 쌓은 것은 없어요. 유통은 아니지만 비슷한 경험이라고 하면 대학시절에 축제 기간에 친구와 형광봉을 판매한 적이 있었어요. 하나당 단가가 50원 정도되는 형광봉을 1,000원에 판매한 적이 있죠.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차고나면 솔로탈출'이라는 컨셉으로 색깔별로 등급을 나누어서 학생들에게 판매하는 스토리텔링을 적용한 적이 있어요. 대박이었죠. 이틀 만에 원가 빼고 25만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어요.
2. 하필 홈쇼핑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 홈쇼핑은 매년 성장률이 120%에 육박하는 시장입니다. 국내 홈쇼핑 역사는 10년이 조금 넘었는데,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하고 있죠. 홈쇼핑에서는 TV라는 매체를 통해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주력이지만, 각 홈쇼핑 사별로 온라인 커머스, 모바일 커머스 등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에는 온라인으로는 롯데 아이몰(lotteimall.com), 모바일로는 바로TV앱, 롯데홈쇼핑앱을 통해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요. 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여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홈쇼핑에 큰 매력을 느꼈죠.
3. md가 되기 위해 본인이 쌓은 경험은 무엇인가요?
: MD가 되기 위해서 특별히 쌓은 경험은 없어요. 하지만 되돌아보면 현재 가장 도움이 된 것은 인간관계, 정보관리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중, 고등학교 회장, 대학시절에는 총학생회 홍보국장, 장교로 입대해서 소대장 경험을 하면서 리더십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왔어요. 사회에서의 관계는 학창시절에 비해서 더 냉철하고, 이해타산적이기 때문에 작은 것도 세세하게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거든요. 사회에 나가기 이전에 많은 선배들을 만나서 조언을 듣고, 이것들을 친구들이나 후배들에게 실천하면서 관계에 대한 나름의 스킬들을 습득한 것 같아요. 회사 생활은 아무래도 이러한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보관리 분야에서는 데이터베이스 능력을 우연히 갖춘 것이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대학시절에 교양수업으로 엑셀강좌를 들은 적이 있는데, 엑셀의 매력에 푹 빠졌었죠. 다양한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가공하여 새로운 결과를 도출하고, 이러한 자료들을 하나 둘 씩 카테고리를 설정해서 또 다른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큰 매력을 느꼈어요. 지금도 팀에서 지표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아서 하고 있는데, 그 때의 경험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MD는 특히 다양한 지표들을 분석할 줄 알아야 자신의 상품을 비롯한 대분류의 카테고리의 트랜드를 예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거든요. 대학시절에 교양으로 들었던 강좌가 이렇게 도움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지금 하시는 일이 결코 헛되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왕 할 거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진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더 노력하시는 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 실제로 MD가 되면 어떤일을 하나요? 제가 아는 것은 트렌드 분석후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상품선택(?) 정도인데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 MD가 하는 일은 너무나도 많아요. 특정한 순서는 없지만, 생각나는대로 말씀드려볼게요.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우선적으로 TV 홈쇼핑용 판매 상품 구성을 만드는 역할을 하죠. 일반적으로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시장에서 판매하는 구성만으로는 TV홈쇼핑에서는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기 힘들어요. TV홈쇼핑의 주 고객은 40대 ~ 50대 주부들이 대부분이고, 최근에는 30대로 확장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시간대에 따라서, 요일에 따라서, 계절에 따라서 동시간대의 타겟 고객층이 다른 경우가 많아요. 오랜 시간동안 축적되어 온 데이터를 통해서 시간대에 맞는 고객들을 분석해요. 홈쇼핑 MD는 이렇게 분석된 고객층에 맞게, 구성된 상품들을 판매하죠.
홈쇼핑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홈쇼핑은 소비자의 니즈를 창출하는 사업인것 같아요. 필요하다고 생각한 상품도 아니었는데, 보고 싶은 채널을 돌리다가 문득 보게된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갖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죠. PD, 쇼호스트는 아주 짧은 시간에 고객들이 채널을 돌리지 않고 딱 멈추고 보게 만드는, 보다가 상품 주문까지 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상품 선택을 하는 과정은 다양해요. 업체에서 제안을 하는 경우도 있고, 트랜드에 맞게 홈쇼핑 MD가 특정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에 컨택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 비중은 사업부마다 다른 편이에요. 물론 MD로서 후자가 더욱 매력적이고, MD 본연의 직무인 Merchandiser, 상품 기획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장성, 상품성, 경쟁사, 기업, 생산, 재무, 등등 많은 것들을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만큼 오랜 경험과 경력, 선배들의 노하우와 유관부서의 도움이 필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5. 본인이 롯데홈쇼핑에 최종입사할 수 있었던결정적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앞서 말씀드렸지만 저는 홈쇼핑 입사 당시에는 경영지원 분야에서 '홍보'라는 직무로 입사지원을 했었어요. 롯데홈쇼핑 지금도 그렇지만 원스톱 면접이라고 단 하루만에 1차 면접부터 임원면접까지 진행하고 있어요. 하루만에 모든 기량을 다 펼칠 수 있는 것이죠. 1차 역량 면접에서부터 2차 임원 면접까지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홍보'에 초점을 맞춘 면접을 진행했어요. 중 고등학교 시절부터 쌓았던 '홍보'에 대한 경험과 각종 경력들을 전달하고, 롯데홈쇼핑의 홍보에 대한 생각과 전망, 그리고 장단점들을 분석해서 실무면접에 열정적으로 전달했었어요. 그리고 임원 면접 때는 각 면접자들에게 '왜 자신의 직무를 지원했느냐?'에 대한 질문에 아주 명확하게 제 의견을 표출했어요. 이 점이 아무래도 면접관들에게 먹히지 않았을까요? 자신의 분야에 대한 자신감과 미래와 비전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 그게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6. 저는 사실 디자인 관련 전공이라 (그중에서도 금속공예로 쥬얼리디자인입니다) 디자인관련된 무대디자인이도 관심있고
패션도 관심이 많습니다. md중에서도 패션쪽에서 일하고 계신것같은데 패션으로 배치된 이유가 있을까요?
: 저는 현재 렌탈가전팀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 그 중에서도 제가 담당하는 상품은 안마의자, 매트리스 렌탈, 반신욕기 렌탈 등을 진행하고 있어요. 신입사원 연수 중에서 공석이 있는 부서에서 한해서 배치받는 경우가 우선이고, 특정 분야에 경력이 있다거나, 관련 학과를 나오는 경우에는 원하는 팀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어요. 제 동기의 경우에는 패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적극적인 열정으로 패션부문 패션의류팀으로 배치받을 수 있었죠. 미소씨의 경우에는 디자인 관련 쪽이라면 홈쇼핑 제작 쪽으로 지원해보시면 좋겠네요. 아무래도 제가 하고 있는 MD 직무보다는 디자인 쪽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CG, 스튜디오 연출 분야에 적합하시겠어요.
7. 홈쇼핑입사를 위해 특별히 쌓았으면 하는 경험이나 자격? 요건? 이 있을까요? 공부라던지...
: 아무래도 미소씨가 지원할 분야랑 제가 하고 있는 MD직군과는 다른 부분이 있는데, 디자인이나 제작 분야에는 다양한 경력과 경험이 필요할 것 같네요. 홈쇼핑 MD는 홈쇼핑에서 '영업'을 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경험과 경력적인 측면 보다는 '성격'이 더 잘 맞아야 될 것 같네요. 업체들을 관리하고, 쇼호스트, 피디, 그 외 유관부서와 함께 일을 하다 보면 무엇보다 적극적인 성격, 집요함, 꼼꼼함과 같은 성격적인 측면과 협상 스킬등이 많이 필요하죠. 요즘에는 MD스쿨같은 것도 생겼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굳이 MD가 되기 위해서 이런 학원을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오히려 해당 업계에 대해서 항상 관심을 가지고, 이렇게 미소씨처럼 내가 원하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질문하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 열정이 오히려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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