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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야기

내가 이직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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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출근길, 뭔가 찝찝하다.

장교로 임관하고 2년 4개월동안 했던 군 복무가 끝나자마자 롯데홈쇼핑으로 입사를 했었다. 군대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롯데의 기업문화에 적응을 하려했으나 쉽지는 않았다. 군대와는 또 다른 정치적, 심리적 압박감에 못이겨 한 때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입에 온갖 욕설을 달고 살았더란다.

독하고 빡세다라는 정평이 나있는 팀장 아래에서 소위 갑질을 배우며, 처음에는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의문이 들었지만, 시간이 자연스레 해결해주었다. 어느덧 대리가 된 나는 조직에서 내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팀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몸으로 익혀서 알고 있었다. 내 정신 깊숙히 박힌 특정인이 주입한 오염된 갑질 마인드를 버리려고 회사를 떠난다.

첫 회사의 첫 팀장과 첫 사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한다. 그 모습을 똑같이 따라하기 때문이란다. 인정은 받지만, 가장 독하다고 소문이난 팀장과 사수였기에 담담히 받아들였다. 남들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리고 나는 여러 동기보다 훨씬 많은 업무량과 업무 시간을 가졌었기에, 배운 것도, 경험한 것도, 느낀 것도 갑절로 많았다.

내가 쌓아온 업적과 평판은 과거의 기억일 뿐, 이제 어느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앞으로 내가 어떤 일을 맡고, 그 일을 어떻게 조화롭게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과제만 남았을뿐이다. 열린 노동 시장에서 생존은 이제 시작된다. 지난 내 인생에서 배운 것들이 얼마나 쓸모있고, 가치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응원을 한다. 새로운 출발에 '넌 잘 할거야' 라고 해주는 말 한마디가 나에게 힘이 된다. 경력직들이 판치는 세상에 커리어가 부족한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들도 많다. 좀 더 있으면 더 좋은 기회가 생길것인데 조건을 맞추지 못하고 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러한 응원, 걱정, 안타까움들 모두 나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받아들이고, 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새로운 회사에서 반드시 성공하리라.

왜 이직하는가? 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명확하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입니다.

나는 아직 충분히 젊다. 당장 눈 앞에 달콤한 포상과 기득권 때문에 3년 뒤의 미래, 5년 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도 참 열심히 살아왔지만, 이제는 열심히 살기 보다는 잘 살고 싶다. 잘 산다는 것은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삶을 균형있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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