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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열게 하는 '프리미엄(Freemium)' 전략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 우병현 조선경제i 총괄이사
강의에 한창 재미를 붙일 무렵 코세라에 접속할 때마다 광고 하나가 시선을 끌었다. 39달러를 내고 시험을 통과하면 수료증을 준다는 광고였다. 처음엔 내겐 필요 없는 광고라고 여기고 강의 코너로 곧장 달려갔다. 그러다가 세버런스 교수가 세계 각지를 다니면서 이 수업을 수료한 학생을 커피숍에서 만나 대화하는 동영상을 보면서 광고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동영상 속 학생은 모두 수료증을 흔들면서 온라인 과정을 끝까지 통과한 것에 자부심을 표현했다.
결국 4주 차 강의를 듣고 나서 39달러를 결제했다. 그 순간 최고의 콘텐츠를 공짜로 제공하는 코세라가 무엇을 통해 먹고사는지, 앞으로 어떻게 비즈니스를 전개할지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2014년 코세라 강의에 2만599명이 등록해 최종 2964명이 수강 중이다. 아마도 3주 이상 수업을 들은 학생은 대부분 39달러짜리 수료증 트랙을 신청했을 것이다. 공짜 콘텐츠라는 점에 끌려 강의를 신청했지만 자신이 투자한 시간에 대한 보상으로서 수료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IT 저널리스트 크리스 앤더슨은 2009년 펴낸 '프리(Free)'라는 저서에서 코세라와 같은 전략을 '프리미엄(Freemium)'이라고 정의했다. 95%를 공짜(free)로 풀고, 5%의 프리미엄(premium)에 대해 돈을 내게 하는 것이다. 스탠퍼드대 앤드루 응 교수가 2012년에 창업한 코세라는 스탠퍼드·예일·미시간 등 100여 명문대 강의를 공짜로 제공하면서 세계 각지로부터 회원 600만명을 모았다. 이어 수료증 발급이라는 인센티브를 활용하여 수백만 명의 지갑을 여는 데 성공했고, 수료증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대학과 기업이 늘어나면서 코세라의 수익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코세라의 전략은 콘텐츠 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우선 프리미엄 전략은 대체가 어려운 명품콘텐츠가 필요하다. 그런 콘텐츠는 길어 봐야 1주일 정도 가치를 지니는 생선형(型)이 아니라, 최소한 1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가전제품형이어야 한다. 또 여러 개를 묶어 낱개의 개별 가치와 다른 가치를 구현한 번들형이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소비자는 그런 콘텐츠에만 지갑을 열고 있다.
- 우병현 | 조선경제i 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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