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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문화

[열정문화][#15]위대한 사람은 위대한 사람이 만든다, 위플래쉬(Whi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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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열정남입니다.


이 영화, 오늘 두 번 봤습니다.




위플래쉬 (2015)

Whiplash 
 8.7
감독
데미언 차젤
출연
마일스 텔러J.K. 시몬스폴 라이저멜리사 비노이스트오스틴 스토웰
정보
드라마 | 미국 | 106 분 | 2015-03-12
글쓴이 평점  



모든 장면을 다 캡처해서 저장해두고 싶은 소장본이랄까요.

천재 드러머와 그를 이끄는 지휘자의 이야기이지만,

저는 이 영화 속에 담긴 현실의 이야기들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성과주의의 리더와 그 구성원


경합 속에서의 승리자와 패배자


일등 만능 주의의 교육에 대한 허와 실


정해진 악보 속에서 싸우는 그들만의 리그


창조적인 것이 아닌 정해져있고 반복적인 연습의 결과


한 청년이 있습니다.



이 청년은 미래가 촉망되는 아주 훌륭한 학생이었습니다. 당시 교수님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했고, 성격도 쾌활하고 밝고, 대인 관계도 넓고 깊어서 교우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자기 관리도 철저해서, 운동이면 운동, 공부면 공부, 그리고 외모 또한 훌륭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샀습니다. 그리고 이 청년은 졸업 후, 굴지의 대기업에 취직을 합니다.



하지만, 취업을 한 뒤 그는 세월이 몰라보게 바뀌기 시작합니다. 바로 지랄맞은 팀장 때문이죠. 



여느 대기업의 팀장들과 마찬가지로 이 팀장은 성과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은 팀의 성과를 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이죠. 자칫 구성원 중 한 명이 실수를 하게 되거나 자신이 바라는 대로 행동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가차없이 다른 팀으로 보내버립니다. 항상 두려움 속에 모든 구성원들이 불안에 떨면서 살아가죠.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 청년은 점점 기가 죽어 갑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향과는 전혀 다르게, 자신의 본연의 성격까지도 잃어버린채 점점 죽은 나무 처럼 밑 동이 서서히 썩어가는 고통을 못느끼며 살아갑니다.



이 청년은 자신이 오랜 시간 갈고 닦아왔던 기술이 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처음에 팀장은 이러한 점을 높이사서 칭찬을 많이 해주고, 북돋아줍니다. 



의기양양한 이 청년은 자신이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주변의 동료들은 아랑곳하지않고 팀장이 세워준 목표에 이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합니다. 



남들이 다 퇴근한 뒤에도 혼자 남아서 그 이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다가, 자신의 주변의 사람들, 대학 친구들, 고향 친구들, 심지어 자신의 애인 마저도 자신의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시작하죠. 그렇게 일에 미쳐가기 시작합니다.



청년은 자신이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일에 몰두하던 중, 팀장은 경력사원 한 명을 뽑아서 데리고 옵니다. 이 경력사원은 상부의 낙하산으로 이직한 사원으로서, 일이라고는 눈꼽만큼도 해보지 않은 초짜 경력사원이었죠. 하지만 팀장은 이 경력사원을 청년이 하고 있는 일을 대체할 인물로서 데리고 왔다며, 같은 일을 동시에 시켜서 누가 더 잘하는지 판단을 해보겠다고 합니다. 청년은 그 누구보다 이 일에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일도 잘 못하는 경력 사원이 자신의 일을 침범하는 것에 대해서 대단히 불쾌해합니다. 그리고 청년과 경력사원은 결과물을 내죠.



청년은 경력사원의 결과물을 보면서 자신이 훨씬 잘했고, 당연히 인정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팀장은 청년의 결과물에 대해서 비난에 가까운 비판을 하면서, 신입사원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딴지를 줍니다. 오히려 경력사원의 결과물에 칭찬을 하면서, 자신이 원했던 것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었냐면서 다른 팀원들이 들으란 듯이 경력사원을 부추겨줍니다.



청년은 절망했습니다. 따지고 싶었지만, 결코 따질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상황을 누구에게 푸념이라도 늘어놓고 싶으나 주변을 둘러보니 모든 팀원들이 청년의 눈길을 의도적으로 피하며 자신을 무시하십니다. 술 한잔으로 아픈 기억들을 다 씻어버리고 싶었으나 휴대폰을 들여다보니 함께할만한 사람의 전화번호가 아예 보이지 않습니다. 멀어질대로 멀어져버린 주변 사람들과의 인연을 다시 회복시키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홀로 집에서 소주 한 병을 비운 채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청년은 지각을 하게 됐죠. 이전에 약속이라고 한 듯이 팀장은 청년에게 삿대질을 하고, 쌍욕을 하면서 팀원들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들으란 식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청년은 부끄럽기도 하면서 자신의 초라한 모습에 너무 화가 난 끝에 팀장에게 맞받아서 소리를 칩니다. 제발 그만해라고, 그만하면 됐다고. 팀장은 어안이 벙벙하지만 팀원들의 이런 모습에 당황하지 않고, 그대로 팀원을 데리고 사적인 공간으로 데리고 갑니다. 



팀장은 당황한 나머지 청년을 다독이려고 했으나, 청년은 팀장의 구차한 모습에 신물이 난 나머지 지금까지 묵혀두었던 모든 불만들을 큰소리로 다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끝까지 갈 데까지 간 팀장과 청년의 모습을 본 팀원들이 뜯어서 말리고, 청년은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가면서, 팀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내가 너의 목을 잘라버린다고 협박까지 합니다. 


참 착하고 쾌활하고 활기찬 이 청년을 바꾼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어느 곳을 가나 인정받고, 사랑받던 이 청년은 우리들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위플래시의 주인공 네이먼의 인생과 그 악단의 리더 플레쳐의 모습은 회사에 입사해서 강압적인 리더십에 희생당하는 구성원들의 이야기,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나 다름 없는 것입니다.



'드럼'이라는 소재, 결코 흔한 소재는 아닙니다. 

감독이 악단의 수많은 악기들 중에서도 '드럼'이라는 소재를 선택한 의도는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다른 악기들(피아노, 트럼펫, 첼로, 기타)들 보다는 영화화하기 쉬웠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다른 악기들은 음정이 조금이라도 틀리면 일반인들도 쉽게 알아차리기 쉽지만,

드럼은 아주 미세한 박자가 틀리더라도 전문가가 아닌 이상은 그것이 얼마나 틀린지는 쉽게 가려내지 못합니다.

영화의 후반부에 플레쳐가 네이먼을 엿먹이기 위해서 생판 알지도 못한 곡을 하면서

네이처는 악보도 없는 상태에서 변속이 많은 '재즈'의 노래의 드럼을 맞춰서 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죠.

하지만 저는 네이먼이 아예 모르는 곡 조차도 완벽하게 해 내는 줄만 알았습니다.

왜? 음악에 맞춰서 따라서 드럼을 연주하지만 결코 어색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만큼 일반인들은 그 차이를 쉽게 느끼지 못하는 것이 바로 드럼이라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이 영화는 주인공들의 갈등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우리는 현재의 우리의 삶을 투영하게 만듭니다. 106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공감으로 하고, 얼마나 많은 것을 느끼느냐가 영화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미친 리더와 또라이 구성원의 혈투 속에서 우리는 한편으로는 강압적인 리더에 절절히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 또라이 네이먼의 모습을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한 편으로 부러워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두고 두고 보면서 리더의 참모습, 팔로워들의 참모습에 대해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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