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키우는 개가 의식이 있다면?
아니,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가 의식이 있다면?
영화 Her에서 Operation System과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 다뤘다면,
영화 '채피'는 기술자가 만든 로봇이 감정과 의식을 가지게 되는 이야기다.
이제는 이런 공상과학 영화들이 먼 미래의 이야기 같지는 않다.
사실 이 영화는 한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정말 기대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하지 못해 영화관에서 일찍 내려지게 됐다.
휴 잭맨 주연, 그리고 District 9의 후속작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작이었던 이 영화, 채피(2015)는
가까운 미래에 범죄율이 높은 요하네스버그에서는 디온(데브 파텔 분)이 만든 스카우트라는 로봇으로 범죄를 소탕한다.
기술자 디온은 오랜 연구 끝에 로봇에 '의식'을 넣는 기술을 개발하지만, 무기 제조사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에 폐기 처분이 예정되어 있던 스카우트 22호기를 몰래 가지고와 실험하던 중, 의식이 탑재된 로봇 채피가 탄생한다. 새롭게 태어난 아기와 같은 의식을 갖고 있지만, 인간이 갖지 못한 엄청난 정보력과 운동능력을 갖춘 로봇 채피는 범죄 집단에 의해서 악용된다.
그러던 중,스카우트에 밀려서 자신의 입지가 좁아진 군인 출신 기술자인 빈센트(휴 잭맨 분)이 만든 생체 로봇인 무스를 이용하기 위해서 보안키를 훔쳐서 스카우트를 무력화 시킨다. 이에 채피와 기술자는 무스의 공격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남아공에서 격리 수용된 외계 생명체들과 인간들과의 사이에서 벌어진 일들을 다룬 영화 디스트릭트 9 수준만큼은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기대보다는 아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감독은 외계생명체와 마찬가지로, 로봇 또한 인간과는 다른 '의식'을 갖춘 존재로서, 인간들과 공존하면서 벌어지는 일들,
인간의 끊임없는 욕심과 이로 인해 벌어지는 패망,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서 우리와 다른 존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심어주게 만들어 준다.
3편은 영적인 존재들이 나오려나.
공상과학 영화이지만, 결코 먼 미래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비현실적이면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들을 영화로 풀어내어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게 만든다.
외계생명체이든, 로봇이든,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자 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되는가
우리가 생각하는 새로운 존재에 대한 세계관은 너무 우리식대로만 해석한 것은 아닌가
어떤 개인도 결국에는 집단 속에서 생활하게 된다. 집단은 개인보다 강한가? 공동체의식이 개인의식보다 힘이 강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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