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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문화

[열정문화][#9] 가족을 위한 레시피, 아메리칸 쉐프(Chef,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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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열정남입니다.


이혼남에 메뉴결정권조차 없는 주방장,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자신의 음식을 비판하는 비평가에게 욕을 싸질러서

결국에는 주방장 해고를 당하게 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식을 하면서 살지 못했지만, 한 번의 실수로 루저로 전락하게 되고,

하나뿐인 아들마저도 자신의 무능함을 이해받지 못하는 처지에

이혼한 전처로부터 푸드트럭을 제안받아, 재기를 꿈꾸는 영화다.


접속 무비월드에서 소개하고 있는 아메리칸 셰프




아메리칸 셰프 (2015)

Chef 
8.1
감독
존 파브로
출연
존 파브로, 엠제이 안소니, 소피아 베르가라, 스칼렛 요한슨, 더스틴 호프먼
정보
코미디 | 미국 | 114 분 | 2015-01-07
글쓴이 평점  


일류 레스토랑의 셰프 칼 캐스퍼는 레스토랑 오너에게 메뉴 결정권을 뺏긴 후 유명음식평론가의 혹평을 받자 홧김에 트위터로 욕설을 보낸다. 이들의 썰전은 온라인 핫이슈로 등극하고 칼은 레스토랑을 그만두기에 이른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그는 쿠바 샌드위치 푸드트럭에 도전, 그 동안 소원했던 아들과 미국 전역을 일주하던 중 문제의 평론가가 푸드트럭에 다시 찾아오는데… 과연 칼은 셰프로서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까?(다음 영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입안에 군침을 돋게 만든다. 팝콘과 콜라가 손에 쥐어있지 않은 상태라면, 이 영화를 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주인공이 수많은 요리들을 만드는 것을 지켜보면서, 간접적으로 그 음식을 맛보는 상상을 하기 마련이다. 배가 고픈 상태에서 이 영화를 본다면, 영화관을 뛰쳐나갈지도 모른다. 












비평가들의 힘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트랜드 코리아 2015(김난도, 전미영 저)에서의 핵심적인 개념은 '햄릿 증후군' 하루에도 봇물처럼 쏟아져나오는 다양한 소비재들 속에서 어떤 것이 좋은지 선택하지 못한다. 우리의 감각은 더욱 섬세해지고, 그 섬세한 감각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생긴 수많은 소비재들은 우리를 갈등하게 만든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것을 사느냐, 저것을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러한 우리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블로거들이다. 우리는 어떤 고민에 앞서 자연스럽게 모바일로 검색을 한다. 그리고 이미 경험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 그들의 사진을 보면서 최종적으로 선택을 할지 안할지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조금 더 전문적인 평가를 보고 싶다면, 비평가들의 글을 찾으면 된다. 비평가들은 어떤 작품에 대해서, 어떤 상품에 대해서, 어떤 음식에 대해서 주관적인 관점으로 비판을 하지만, 우리는 마치 그 글을 신봉하듯이 받아들이게 된다. 고민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욱 고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설령 비평가들의 글이 공감가지 않더라도, 그것으로 인해 선호를 하게 되든, 선호하지 않게 되든, 선택의 결과에는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비평가들의 글에 공감이 되거나 또는 비판을 하게 되면 그 내용이 어떻든 간에 SNS를 통해서 자신의 주변의 사람들에게 알린다. 내 선택에 대한 팔로워들의 암묵적인 동의를 받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고관여 상품들을 선택함에 있어서 최종적으로 선택되지 않은 기회비용에 따른 인지 과정을 합리화하고자 하는 '인지 부조화'의 상황을 이제는 SNS를 통해서 해소하고 있다. 


이렇게 비평가들의 글은 그 내용이 어떻든 간에 SNS가 활발해지기 이전의 시대보다는 더욱 멀리, 그리고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글의 진위여부를 따지기 보다는 글의 자극적인 제목이나, 삽입되어 있는 이미지 등으로 훑듯이 이해해버리고 만다. 이해라기 보다는 아는 척을 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고, 내가 이 글을 봤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리트윗하기 바쁘다. 


이렇게 확산되는 비평가들의 글은 때로는 많은 사람들을 상처주기도 한다. 영화 버드맨(Birdman, 2014)에서 20년 전의 흥행 영화였던 버드맨의 성공을 뒤로하고, 연기로 재기하고자 했던 주인공 톰슨의 노력을 박살내고자 의도적으로 글을 쓰려는 비평가도 있거니와, 영화 아메리칸 셰프(Chef, 2014)에서 맛있는 요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순수한 요리사를 해고하게 만드는 비평가도 있다. 이 외에도 특정 기업이나 맛집, 그리고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도 이러한 비평가들의 글놀림에 초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영화 버드맨에서도 주인공 톰슨은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비평가와 한 대화가 인상깊다.


"당신 연극을 박살낼거예요.

왜냐하면

다른 좋은 공연이 올라갈 무대를 차지했으니까요

네 기사를 읽거나 프리뷰를 보진 않았지만

내일 오프닝 끝나면

사상 최악의 악평을 쓸거에요


그럼 당신 공연은 막내리겠죠

이유 알고 싶어요?

난 당신이 싫어요. 당신이란 존재 모두가

거만하고 이기적인 응석받이 같거든요

에술을 한다면서 배울 노력도 안하고 준비도 안 돼 있죠

댁들은 만화나 포르노로 상을 나눠갖고

주말에 벌어들인 돈으로 성공을 측정하죠

연극 무대는 달라요

당신 같은 사람이 작가, 감독 배우 꼴값 떠는 골을 더는 못봐주겟네요

공연 잘해요"



"살면서 어떤 일을 겪어야 비평가가 되죠?

공연을 보긴 했어요?

미숙하다 낙인을 찍었네

흐리멍텅하다 이것도 낙인이고

여백에 긁적임 무슨 헛소린지 모르겟구만

다똑같잖아 멋대로 낙인을 찍었잖아.

자신이 너무 게으르다고 생각하지 않아?

낙인을 찍지 않고는 이게 뭔지를 모르느까

머릿 속의 잡음을 지식이라고 착각하면서

테크닉이나 구성 얘긴 없잖아

작품의 의도나 그저 한심한 비교를 통해

한심한 의견을 나열해 놓은 거지

이런 글 몇 줄 써봐야 당신한텐 아무 해가 안 되겠지

잃을 게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없다고

근데 난 염병할 배우고

이 연극에 모든 걸 걸었어

제안 하나 할까?

이걸로 사악하고 비겁하게 쓰레기 비평을 끄적거려 놓은 이 종이로 

당신의 쭈글쭈글한 밑이나 닦아

당신은 배우가 아녜요 연예인에 불과하죠.

난 당신 연극을 죽일거야."





약이 되고, 독이 되는 SNS 


홍보 전문가가 필요 없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오히려 이러한 홍보 전문가들의 역할들 중에서는 정보를 널리 퍼뜨리는 '홍보'적인 측면 보다는 위기를 해결하는 '관리'적인 측면에서의 역할이 더욱 부각될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 칼 캐스퍼는 자신의 명성을 비평글 하나로 날려버린 비평가에게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트위터로 잘못 전달하는 바람에 한 번에 찬밥 신세가 되었다. SNS를 잘못 이용함으로써 발생되는 사건 사고들은 뉴스의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SNS에 올라간 글은 삭제나 회수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된 이후에 이를 처리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때문에 홍보 전문가들은 이러한 것들을 처리하는 것에 많은 역할이 부여될 것이다.


트위터로 자신을 폄하한 비평가에게 욕설을 날리는 주인공, 칼 캐스퍼


반면, SNS로서 실패한 주인공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이게도 SNS덕분이다. 레스토랑에서 해고된 이후, 자신이 만들고 싶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제공하고자 했던 주인공 칼 캐스퍼는 푸드트럭을 하게 되는데, 자신의 아들이 이러한 모습들을 찍어서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살아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줌으로써 많은 고객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샌드위치 한 조각만큼이나 간단하고 소소한 SNS 메시지의 파급효과는 그만큼 거대했다. 


엄지 손가락을 척 내놓고 '좋아요' 할 수 있는 맛, 그리고 자신의 요리에 대한 열정과 진심의 마인드와 같은 콘텐츠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지, 무조건 SNS를 통해서 성공하는 경우는 없다. 지금도 많은 회사들이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각종 홍보를 하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많은 돈을 투자해도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대중매체로서의 영화


영화는 동시대적 사람들이 공감하게 만드는 아주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대중매체이다.

대중매체라는 곳에서 '공짜'는 없다. 매체를 통해서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우연이라는 것이 없는, 지극히 의도적인 것들이다. 


푸드트럭을 주제로 한 영화, 먹거리의 상업화



이들이 전달하고 있는 주된 메시지와 그 함의는 일반 대중들은 쉽게 느끼지 못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영화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간접적으로 홍보하고 있고, 대중들은 그것에 자연스럽게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작품성이 높은 영화라고 함은 이러한 의도가 최대한 배제되어 있지 않은, 순수한 의미로서의 영화로서 받아들여지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가족이다.


이혼하여 아들의 부양은 전처가 책임지고 있으나, 전처는 사업에 열중이라 애를 봐줄 수가 없다. 칼 캐스퍼가 해야할 일은 일주일에 정해진 시간동안 아들을 의무적으로 봐야하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그것 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주인공은 아들과 전처로부터 실망감만 쌓게 된다. 이들의 틀어진 관계에 화해의 계기가 된 것이 바로 푸드트럭이다. 


푸드트럭의 흥행에 신이난 아버지와 아들



무능하고 실패한 아버지이지만, 음식을 만드는 것에서만큼은 열정이 대단한 아버지. 그리고 이런 아버지의 모습을 존경하고 잘되기를 희망하는 아들이 만나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된다. SNS가 무엇인지 조차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자신의 직업관이 뚜렷하고, 책임감 투철한 아버지 세대와 SNS계정 2~3개 정도는 기본으로 가지고 자신의 일상을 자랑하는 아들 세대의 조합은 신구 세대의 화합이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아버지와 그를 따라다니며 맛에 대한 매력에 빠지는 아들



이들이 함께 이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들을 알기 위해서 서로가 다가가서 노력했으며, 서로가 잘되고자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가족' 영화인 것이다. 세대 차이라는 명목으로 많은 가족 구성원들의 불화가 나타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자식들은 SNS를 통해서 무수히 많은 정보들을 쉽게 접하고 있다. 뚝심있게 한 분야에만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 아버지 세대들과는 달리, 무수히 많은 선택들 속에서 고민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즉각적으로 모바일에서 찾아서 해결해버리는 아들 세대들과의 차이는 분명히 크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들도 결국에는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진심어린 마음과 한발짝 먼저 다가가 관심과 애정을 가지면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이 있다. 





영화 속 포인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등장?


재기를 꿈꾸는 주인공 칼 캐스퍼가 푸드트럭을 하기 위해 찾아간 그의 이혼한 전처의 전 남편이 바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다.

단역으로 출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우정 출연, 궁금했다. 비중도 없는데 왜 출연했을까?




이 영화의 감독이자 주인공인 존 파브로는 영화 아이언맨의 감독이다. 그리고 자신의 새로운 영화에 능글스러우면서도 주먹을 불러 일으키는 전처의 전남편 역할로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만큼 잘할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아주 짧은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매력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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