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시장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없다.
통상적으로 홈쇼핑 MD는 업체에 대해 편성권을 쥐고 있으믈
소위 '갑'이라고 하지만, 이건 옛날 이야기다.
업체에 대해서 편성권을 쥐고 있다는 것 뿐이지,
그 편성에 대해서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 내가 원하는 상품을 진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요즘에는 편성에 있어서 최근 실적, 트렌드, 계절 지수, 이익률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진행되므로
MD가 특정 업체를 특정 시간대에 진행한다는 것은 비합리적인 일이다.
대부분의 업체가 홈쇼핑을 통해서
매출 신장, 광고 홍보 효과, 현금 유동 등을
기대하기 때문에, 요청하고, 요구하는 입장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 경우가 있다.
특정 업체는 소위 '대박' 상품을 가지고 있고,
온 / 오프라인, 그리고 모든 홈쇼핑에 동일한 조건으로 방송을 진행할 경우,
그리고 당 채널에 대한 효율이 경쟁사에 비해서 떨어지는 경우,
MD가 가지고 있는 권한, 즉, 편성, PD/SH 캐스팅 등 다양한 것들을
업체에서 가지게 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한다.
MD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특정 업체가 꼭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고,
경쟁사와의 편성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협상하지만, 쉽지는 않다.
갑 업체와의 협상에서는
매사에 긴장해야 한다.
단 한 순간도 기회를 놓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업체 또한 당사와의 관계에서 효율이 좋든 안좋든
손해가 나더라도, 장기적인 관계 때문에 결코 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업체측에서 배송이 늦거나, 운영적인 측면에서 실수를 하는 경우,
그 기회를 결코 그 자체의 문제로만 해결할 것이 아니라
이럴 때 경쟁사에 비해서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받아낼 수 있어야 한다.
협상안은 오직 1:1로 성립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나한테 A가 중요하더라도, 업체에서는 A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업체의 부주의로 A가 망가지게 될 경우에는 나에게는 아주 크다.
그러면 나는 업체에서 중요할 수 있는 B를 협상에 두고,
동일한 선상에서의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하다.
억지스럽더라도, 그렇게 책임을 묻지 않으면 상대방은 결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업체에서 동등한 수준으로 협상을 요청한 뒤,
그 이외에 C, D, E 등의 협상건들에 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분 |
중요도(우선순위, 5~1점) |
|
홈쇼핑 |
협력사 |
|
안정적 편성(선편성) |
7 |
2 |
방송 실적 |
3 |
7 |
전환률 |
1 |
6 |
경쟁 실적 대비율 |
5 |
3 |
경쟁사 편성 대비율 | 6 | 1 |
PD/SH 캐스팅 | 2 | 4 |
시간대 편성 | 4 | 5 |
위의 표를 한 번 보자.
가상의 협력사와 시뮬레이션을 해보자.
홈쇼핑과 협력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7가지 기준을 토대로,
중요도를 1점에서 7점까지 우선순위로 매겨보자.
홈쇼핑에서는 안정적 편성이 가장 우선적인 반면,
협력사에서는 방송 실적이 가장 우선적이다.
그리고 홈쇼핑에서는 전환률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반면,
협력사에서는 경쟁사 편성 대비율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럴 경우, 어떻게 협상하는 것이 맞을까?
홈쇼핑은 선편성으로 안정적으로 편성을 가지고,
경쟁사와 대비해서 편성에 우위를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반면,
경쟁사에서는 방송 실적과 전환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각 각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에 점수를 매겨서
5점 이상 차이가 난다면, 큰 협상권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즉, 노란 음영 부분을 보면, 협력사는 홈쇼핑이 안정적 편성을 가져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이 된다면
과감하게 방송실적이나 시간대 편성에 있어서 우선권을 홈쇼핑에 요구할 수 있다.
반면, 빨강 음영 부분을 보면, 홈쇼핑은 협력사가 전환률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전환률을 높일 수 있는 방송 운영이나 쇼호스트 캐스팅 등을 양보하는 대신, 안정적 편성이나 경쟁사보다 더욱 편성을 많이 얻도록 요구할 수 있다.
그렇게 서로의 필요-충족 조건들이 성립이 된다면,
손해볼 수 있는 양을 최소화하고, 결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각 주체들간의 우선순위를 파악하여,
협상에 임한다면, win-win 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겠다.
이것은 꼭 책임을 묻기 위한 것도 아니고,
내가 중요한 것, 상대방이 중요한 것을 알고
협상에 임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정보를 얻고, 피드백을 통해서
협상의 우선순위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상황이 발생할 지 모른다.
다만, 그 상황에서 대처하기 위해서는
협상의 우선순위를 파악한다면,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없는 세상에서
모두가 WIN-WIN을 얻을 수 있는 것을 기대해본다.
사진 출처 http://senior.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7/23/201307230077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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