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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하늘 아래
바람이 부니 온갖 푸른 갈대들이 바람결에 널부러져 눕는다. 바람을 느끼며 밀짚모자 쓴 까무잡잡한 소녀가 걸어간다. 햇살은 뜨겁지만 소녀의 키만큼이나 자란 갈대덕분에 눈살을 찌푸릴만큼의 따갑지는 않다. 소녀는 한발 한발씩 걸어가며 바람을 느끼고, 갈대의 이야기들을 듣는다.
천천히 걸어가는 소녀는 하나의 길을 만든다. 뒤를 돌아보면 멀찌감찌부터 걸어온 발자취가 홍해를 가르듯 양옆으로 누운 갈대들로 인해 길이 되어 있다. 어디를 가는지는 모르는 소녀의 걸음에 하늘에 떠있는 해도, 갈대 밭에 숨어 지내며 조잘조잘 지저귀는 새들도, 터벅 터벅 발걸음 소리에 놀라 깬 벌레들과 짐승들은 소녀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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