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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문화

[열정영화][#68] 짝이 되어야만 하는 세상, 영화 더 랍스터(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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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짝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내가 한 쪽을 마음에 든다고 해서, 상대편도 나를 마음에 들어한다는 장담은 못한다.

역사적으로 여권의 신장과 함께 대두되고 있는 사회 현상은 결혼 인구와 출산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결혼을 하게 되면 여성은 일이냐 가정이냐의 선택권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출산을 하게 되면 자신이 꿈꿔오던 능력을 발휘하여 직업적 성공이나 미래의 비전들보다는 아이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런 이유로, 자신을 속박하는 결혼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나 직업적 성공 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결혼률과 출산률이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비단 대한민국만의 상황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이다. 


결혼은 하더라도 결혼 적령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직장 생활을 하는 여자들은 자신의 직급이 높아지면 질수록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이 까다로워지기 마련이다. 

남성은 점점 더 입지가 좁아지기 마련이다. 

아무리 여자들이 유리천장을 넘어서지 못하는 남성 위주의 제도적 결함의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한계를 이겨내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 과정 속에서 도태되는 것은 남성들이다. 



물론 권력욕이나 승진욕이 없는 여성들도 많지만, 적어도 이런 욕구들이 있는 여성들에게 있어서 정말 완벽한 남자들이 나타나지 않고서는 그들의 눈에 차지 않는다. 

우리의 눈은 점점 더 높아지면 질수록, 짝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도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짝을 만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못한다.

일에 집중하면 할수록 내 사회적인 관계들은 좁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믿을만한 사람들에게 소개팅을 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 잃게 되고, 그렇다고 아예 모르는 집단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요즘처럼 데이트 폭력, 남성, 이성간의 다툼에 따른 법적 소송 등 다양한 사건 사고들이 기사로 나오고 있는 상황에 믿을만한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것은 스스로 인지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사회 전반에 나타나자 결혼 전문 회사들이 등장한다.

듀오나 가연 등 짝을 맺어주기 위해서 '조건'에 맞는 이성을 소개해주는 것을 주선해주는 회사들이다.

조건에 맞는 이성을 연 10회 이상 소개팅을 주선해주거나, 데이트할 때의 팁을 알려준다든지, 연애에서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온갖 노력들을 한다.

이렇게 결혼에 성사시키면 성혼금을 추가로 받고 결혼을 마무리 하는 업체들이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 번은 결혼정보회사의 부사장을 만나서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 이사장이 알려준 결혼정보회사의 ABCD이론이 인상깊었다.


그 이론인 즉 슨, ABCD는 남성, 여성에게 등급을 매긴 것인데, A등급일수록 높은 등급이다.

기본적으로 A등급의 남자는 B등급의 여자를 만난다고 한다.

자신보다 콧대가 높고 잘난 여자를 만나기 싫어하는 남자들의 성향이다. 아무리 이쁘고 돈 잘벌고 집안이 좋다고 하더라도 남자가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여자들에게 휘둘리기 마련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어서인가. 극단적인 예이지만 최근 이부진 신라호텔 이사장과의 이혼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예상을 했던 것 처럼 말이다. 

그리고 B등급의 남자는 C등급의 여자, C등급의 남자는 D등급의 여자를 만난다.


이와는 반대로 여자는 어떠한가

A,B,C,D 등급의 여자들 모두는 A등급 남자를 원한다. 

어쩌다가 A등급 남자가 B, C등급의 여자들을 마음에 들어해서 결혼에 성사하기도 한다는데, A등급의 여자는 좀처럼 성사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는 정말 이해가지 않은 수많은 골드미스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외모도 출중하고, 능력도 있고, 돈도 있다. 결혼할 모든 준비가 다 끝났지만, 아쉬운 것은 나이. 그들의 나이는 대부분 30대 중반인 경우가 많다. 




그들은 왜 A가 된 것일까? 일이 좋아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서, 말 그대로 열심히 노력해온 것이다. 

사원에서 주임으로, 주임에서 대리로, 대리에서 과장으로.

그들은 남성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무기, 오직 끈기와 악으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서 노력한 사람들이다.

그러다보니 남자들을 만날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과장정도까지 올라가면 더이상 지금까지 노력한 것에 대한 후회보다는 앞으로 더 이상의 목표를 갖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유리천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승진의 벽은 물론, 승승장구하면서 돌보지 못했던 주변 사람들의 괄시들을 이제서야 보게 된다.

그러면서 직장 생활에 회의감을 느끼며 결혼이라는 돌파구를 이제서야 찾게 되지만, 늦어도 한 참 늦었다.


A등급의 여자들은 사회적 관계들도 많지 않아 소개를 받더라도 자신들의 자존심 때문에 밑지고 가는 기분이 들어서 거절한다.

그렇게, 이들이 바로 결혼정보회사의 주 수입원이 되는 것이다. 


능력과 재산으로 A등급이 된 여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신분이 상승해 A등급의 여자가 되어왔지만, 나이만큼은 D등급인 셈이다.

이들은 A등급의 남자들을 만나고 싶어하지만 A등급의 남자들은 나이도 많고 콧대가 높은 A등급의 여자들을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렇게 결혼정보회사는 A등급 남자에게 '공짜로'까지 A등급 여자들을 만나달라고 하지만 성사되는 경우는 많이 없다고 한다. 

평생 잔소리를 들어가며 자신이 맞춰가면서까지 굳이 A등급의 여자들을 만나고자 하는 A등급의 남자들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패기있는 D등급의 남자들이 A등급 여자들과 만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D등급의 남자들의 진심에 A등급 여자들은 오히려 마음이 혹하여 자신이 능력이 되니까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다는 생각에 오히려 D등급의 남자들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실전에 따른 이론일지 모른다. 

하지만 결혼정보회사가 돈을 벌고,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서라면 이러한 흐름에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이제부터 영화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내가 왜이렇게 서론이 길었냐고 하면, 바로 이러한 상황을 영화 더 랍스터에서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



영화 랍스터에서는 오직 짝으로만 살아가야만 존재하는 세상이다. 

짝이 되지 못하면, 어떤 호텔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 호텔에서 45일간의 시간 동안 짝이 되지 못하면, 인간이 아닌 동물로 살아가게 된다.


영화 속 주인공의 아내는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났다.

그렇게 솔로가 되었다.

그렇게 호텔을 들어가게 되는데, 마치 정신병원에 끌려가는 것과 같다. 


호텔에 들어가기 전에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이전 결혼 생활과 성적 취향, 자신이 변하고자 하는 동물을 말하게 된다. 

남자주인공은 랍스타가 되고 싶다. 

자신의 형은 이 곳에서 45일간 짝을 만들지 못해 결국 개가 되었다.

랍스타는 많게는 100년도 살아가는 불로장생의 동물이다. 

그렇게 호텔에서의 45일이 시작된다.




엄격한 룰이 있는 이 호텔에서 짝을 찾기란 쉽지 않다.

1인실에 머물게 되면서 정해진 시간에 다같이 밥을 먹고, 다같이 춤을 추고, 다같이 사냥을 한다.

의상은 물론 모든 조건들은 하나같이 통일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짝을 찾아야만 한다.


그리고 짝은 가장 특징적인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아만 한다.

이 영화의 가장 특별한 점이다. 


내가 절름발이기 때문에 짝도 절름발이여야만 한다는 것

내가 마음에 드는 여자가 근시이기 때문에 내가 근시여야만 하는 것.


이러한 '공통점'이 없다면

짝은 제대로 맺어지지 못하게 된다.


노력을 하면서까지 상대방의 특징과 같은 공통점을 만들어내더라도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된다. 


이렇게 까지 짝을 찾게 되면?

2주간 2인실을 사용하게 된다. 

그렇게 진짜 짝임을 확인이 된다면

요트를 사용하게 된다. 

만약 둘의 관계가 안좋아진다면 아이가 제공된다.

아이는 부부가 다투게 될 경우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렇게 영화는 시작된다.


영화는 많은 것을 상징한다.


짝을 지어야만 살 수 있는, 기타 자유는 허용되지 않는 갇힌 호텔에서의 45일,

자유가 주어지지만 사랑은 허용되지 않는 숲에서의 삶,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판타지적인 상황이지만, 

결코 비현실적이지 않은 영화 속 배경은 

암묵적으로 우리들에게 핵심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짝을 만나야만 하는 것인지,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짝을 만나는데

얼마나 많은 공통점(기준)을 찾고 있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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